<그런 남자는 없다> 70프로 정도 읽었는데 책을 잃어버렸어요. 이런.. ㅠ 책 자체는 정말 재밌었는데 아쉽네요. 현대 사회의 피상적인 남성성을 분석하는게 아니라 고전 문학, 설화 부터 K-문학/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 콘텐츠 속에서 한국의 남성들이 어떻게 교육 받고 무엇을 요구받는지를 꿰뚫는 걸출한 분석서입니다.
개인적으로 아기장수 설화를 다룬 내용이 인상 깊었어요. 아시다시피 날개 달린 아기장수가 태어나자 마을 사람들이 부모를 선동해 아기를 죽이게 한다는 내용의 설화인데요. 평균/평범을 벗어난 남성의 경우 어떻게 처단되는지 보여주는 설화라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남성 아이들을 교육 시키는 텍스트로 활용되었다고 하구요.
서양의 경우 (프로이트가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던) 부친 살해의 텍스트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경우 자식 살해 텍스트가 많은게 특이점이라고 했어요. 부모/노인 공경을 강박적으로 주입하는.. (왜 이런 텍스트가 많은지까지는 분석이 깊게 안되어서 다소 아쉬운. 하지만 분량상 잘린 거 같기도..)
주민등록번호와 퀴어에 대한 글도 신선했는데요.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되기 시작한게 박정희 정권 때부터라고 하더군요. 주민등록번호 체계 안에 성별을 번호화하고 1번을 부여받은 사람들이 징집 대상이 되기 전엔, 동성이 결혼하는게 사회적으로 그렇게 지탄 받는 대상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남장 여자들도 많았고요.
다른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네요.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어요.
아무튼... 책 분실로 인해 ㅜ 강제로 책 읽기가 종료되어서 이번엔 사놓고 안 읽은 책 가운데 무려 1200쪽에 달하는... 책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하루에 3~50쪽씩 한달 읽으면 완독이더라구요.) 이 책도 프롤로그가 무지 재밌어요. <민주주의의 삶과 죽음>이라는 재미없는 제목인데 내용은 정말 알찬..! 띄엄띄엄 책 정보 올릴게요.
비슷한 주제로 서민 교수가 최근에 낸거 궁금하더라고요~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 김치녀에서 맘충까지 일상이 돼버린 여성 차별과 혐오를 고발한다' 요거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