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는 국민 >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외교,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런 총체적 위기는 전임 대통령들을 포함해, 국가 최고 지도자가 노골적으로 원칙과 법을 무시해왔기 때문입니다. 분단된 남과 북의 국민은 다른 종류의 고통을 겪고 있긴 하지만, 선으로 가장한 지배자의 통치를 받아온 공통점이 있습니다.

국가와 민족의 문제가 개인의 인간다운 삶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면, 이제 우리는 깨어나야 합니다. 말이 되고 상식이 통하는 정치를 요구하고, ‘국민이 같이 잘 사는 삶’을 사회의 기준으로 세워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회가 되려면, 문제의 근본부터 알아야 합니다.

문제의 뿌리는 자기 생각을 절대시하는 사고방식입니다. 이것 때문에 자기 욕망 실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개인과 집단 이기주의가 되는 것입니다.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 구석구석 비리와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는 것도, 자기 중심의 욕망 추구 때문입니다.

자기 중심의 가치관은, 자신의 생각을 가치로 착각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나의 생각은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습니다. 함께 아는 대상이 있어야 가치가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생각은 스스로 생기지 않습니다. 아기를 보십시오. 주변인들과 수없이 소리를 주고 받으며, 말문이 트이고 철이 듭니다. 대상과 공감하는 소리가 말이고, 너와 내가 그 말을 공유하거나 나눠가진 것이 생각입니다.

말을 하면서 의식이 생기는 너와 나 사이는, 상호 원인으로 동시에 존재하는 인간이므로, 좋은 것이 본래 모습입니다. 너와 나는 공감하면서 의식이 싹트고, 함께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같이 좋은 모습이 정상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본래 모습에서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정부와 국민 사이도 좋은 모습이 정상이기 때문에, 좋지 않으면 삶의 의미가 없을 만큼 고통을 겪게 됩니다.

인간답게 산다는 말은, 사람 사이의 본래 모습대로 산다는 뜻이고, 그럴려면 같이 좋은 생활이 되어야 합니다. 한 국가에서는 모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생활이 되어야 정상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본래 모습 때문에, 국민은 경쟁과 힘의 논리를 거부하고, 인간다운 삶을 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은 같이 잘 사는 사회가 될 때까지, 변화의 바람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